조용한 밤 방 안에 앉아서 음악을 들으며 머릿속 가득한 생각을 정리하면서 손가락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나는 여기에 잠시나마 쉼을 갖고 여유를 가지며 지금의 이 시간을 감상하고 있다.
다른 어느 곳에서는 삶의 기로에 서 있는 급박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이유로도 인간의 삶 그리고 온전히 지켜온 모든 원래의 것들이 어떤 집단의 이기심과 정치적인 이유로 침해받아서도 그럴 권리도 없다.
하지만 사라지는 위기에 놓여있는 상황에 있는 우크라이나에 무사히 평화로움이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치유 드라마 너로 정했다.
영화와 드라마는 조용하고 무미건조한 생활에 그나마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되어준다.
그 이야기에 기대어 잠시 지금의 상황을 잊고 쉼을 갖게 해주기에 늘 고마운 친구이기도 하고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방해꾼이기도 하다.
드라마는 16편에 구성으로 길고 긴 이야기를 봐야할때면 어느 때는 너무 길고 지루해서 영화를 자주 보게 된다.
짧고 굵게 기승전결을 잘 담아낸 것이 늘어진 이야기를 볼때와는 기분이 다르다.
하지만 가끔 16편의 구성의 이 드라마가 마음을 울리고 따뜻해질때가 있다.
드라마 미생, 나의 아저씨, 눈이 부시게 등등 한 번 보고 나서 오래 기억이 남고 두 번은 보기는 힘이 든 (볼 때마다 마음이 애잔해진다) 드라마가 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달랐다.
남자 주인공 서강준 드라마 왓처에서 보여준 이미지가 좋았다. 어딘가 모르게 멜로 로맨스보다는 액션, 추리 스릴러가 잘 어울린다.
시골마을에 남자는 굿나인 서점을 통해서 많은 이야기를 전해준다.
작고 작은 마을 서점에 모여 독서 모임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깊은 겨울밤에 누군가가 들려주는 재밌는 이야기였고 그다음이 기대되는 이야기였다.
낮은 목소리에 차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남자 주인공의 모습 그리고 독서모임에 함께 하는 마을 사람들이 들려주는 그들의 이야기가 한 회씩 할 때마다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도우 작가 동명소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조용하게 책을 읽어 내려가는 목소리 그리고 작은 책방 안에 푸근함과 따뜻함, 그리고 동네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 책 이야기가 잘 어우러져 보는 내내 기분 좋은 느낌이 들었다.
멋진 CG나 모두가 보고 싶어하는 특별한 소재가 아니어서 더 좋았고 앞으로도 이런 드라마가 이런 이야기가 많이 들렸으면 좋겠다.
왓쳐에서 보여주었던 형사의 이미지가 어딘지 모르게 잘 어울린다. 부드럽게 사람 좋아 보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매섭고 독할 것 같은 느낌이 잘 드러나는 느낌이랄까.
이제 방영을 시작하는 드라마 그리드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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