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출퇴근 찬 바람이 거세다.
배꼽시계가 요동을 치는 순간 모퉁이에 해장국집에 따뜻하고 시원한 국물이 생각난다
혼자 먹는 게 이제는 좀 편해졌는데도 가게 안을 들어가서 조금 망설이는 발걸음
그런 나를 알겠다는 듯이 ' 이쪽으로 오세요' 안쪽 자리 2인 테이블로 안내한다'
사장님의 센스 괜히 고마워서 눈인사를 건넨다.
2020년 이미 600만을 넘어선 1인 가구
일본의 어느 작가는 2035년에는 혼자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하는데 그 시기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연한 기회에 보게 된 영화
일본의 잔잔한 느낌의 영화 같기도 하면서 많은 부분 공감하게 하는 장면이 있었다.
불 꺼진 집에 켜진 TV에서 웃어대는 목소리들
여전히 배는 고프다.
혼자서도 잘 돌아다니고 잘 먹는데 이 음식만큼은 혼자 먹기 힘들다.
아니 같이 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삼겹살
혼밥의 최고 난이도 삼겹살 요즘은 1인으로 구워 먹을 수 있게 마련이 되어있는 식당도
꽤 있지만 역시 불판에 익어가는 삼겹살과 콩나물 김치를 상추에 한 가득 올려서
싸 먹으려는데 이건 누군가 같이 있으면 괜찮은데 혼자 먹으려면
상추쌈의 크기가 작아지거나 그냥 젓가락으로 집어 먹기만 한다.
한 잔 기울이며 밥까지 먹으면 꼭 해야하는 일을 한 것처럼 뿌듯하다.
청국장
처음에는 이 꼬릿한 냄새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나도 모르게 당긴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음식이기도 하다
걸쭉하면서도 시원하고 밥과 반찬을 잘 어우러지게 하는 것도 좋다.
싸 먹고 비벼먹고 다양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나도 모르게 게걸스럽게 먹게 된다. 밥 한 공기는 부족하다.
넓은 양푼에 갖은 나물 김치를 넣어 슥슥 비벼야 하는데 먹방을 찍는 것도 아니고
앞에 사람이 있을 때 같이 비벼먹으면서 즐겁게 먹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준다.
조개구이
이렇게 먹어대다가는 바다에 조개가 다 없어지진 않을까 싶을 정도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조개구이집을 갔었다.
물론 누군가와 함께 갔다.
혼자 먹기에는 많은 양인데 같이 먹으면 이거는 부족해진다. 큰 조개는 잘라서
나눠먹기도 하면서 추운 겨울 따뜻한 정으로 마음까지 훈훈해진다.
해물탕
익어가는 조개 문어 등 서로 그릇에 떠주고 하나씩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혼자서 급하게 빨리 먹고 가야 하는 라면 종류가 아니라서
천천히 느긋하게 많이 먹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괜스레 동물원에 동물이 된 것 같다.
안보는 척하지만 한 번씩 쳐다보는 눈길이 느껴진다.
같이 먹으면 더 맛있는 요리이지만
어떤 음식이든 같이 먹으며 더 맛있는 것 같다.
밥을 먹고 일을 하고 쉬고 일상의 반복이지만 그 안에 많은 것을 접하고 산다.
사람들과 가장 어색하지 않고 친해질 수 있는 게 밥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 밥 혼자 먹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찬바람이 매섭기는 하지만 며칠은 햇볕이 따뜻하다.
이런 날은 따뜻한 국물을 같이 먹으면서 이야기 나눌 친구와 시간을 보내고 싶다.
깊어가는 겨울 이번 주도 벌써 반이 지내갔다.
아픈 사람들이 더 나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파이팅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부족한 글입니다. 내용 중 궁금하신 부분이 있다면 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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