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막하게 울리는 새소리 알람은 힘들지 않게 잠을 깨워주는 데 성공했다. 눈이 떠진 아침은 아직 겨울 초저녁 밤 같다.
한참 이불속에서 누워 천장 벽지 그림을 뚫어져라 보고 있다.
꿈이었는지 모를 복잡하게 얽힌 머릿속이 새소리에 집중하니 조금 마음이 풀렸다.
간단하게 주변을 정리하고 시작하는 하루. 살 짝 열어 둔 창문 사이로 일찍 아침을 시작한 사람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아침 고요하지만 들리는 양치질 , 세수하며 잠을 깨우는 소리, 지난밤 싱크대에 두었던 설거지하는 소리, 전기포트에 물을 끓이는 소리 , 뜨거운 물을 컵에 따르는 소리 모든 것이 아침을 여는 소리이다.
따뜻한 물을 마시면서 잠시 모니터 속 세상을 둘러보는 사이 밖에서 들리는 차 소리 새소리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그렇게 모두의 아침은 시작된다.
'인간의 힘은 자신의 행위에 제한되고,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자신의 행위로 결정된다 ' 제임스 앨런의 말이다.
지금의 생각과 행위는 행복일까 불행일까.
산이 멀지 않고 옆에는 바다가 넓게 펼쳐 저 있는 조용한 집에 개와 고양이 그리고 마음이 늘 함께하는 사람과 아침을 맞이하는 행복을 생각하고 꿈을 꾸지만 현실에는 월세를 전전하며 월급 직장 아니면 집에서 일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면 눈앞에 보이는 행복은 어떤 것일까.
스필버그의 영화 중에서 <레디 플레이어 원>를 본 기억이 있다. 소설을 영화한 내용이지만 2045년 가상현실이 지배하는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게임을 하는 내용이었다.
눈앞에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 가상의 현실 속에서 나오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게임처럼 그 안에서 움직인다.
그것이 현실인지 이것이 현실인지 어떤 세상 속에서 살고 싶은 것일까.
지금 VR 체험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체험이 끝나면 다른 곳이었으면 좋겠다.
마음속이 다시 시끄러워지고 머리가 생각으로 넘쳐날 때 일어나서 걷기 시작한다.
나무도 보고 꽃도 보고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고 멈춰있는 세상에 혼자 있는 느낌이 들다가도 그렇게 걸음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보이기 시작한다.
무엇을 바라고 꿈을 꾸는지 나는 알고 있다. 그런데 욕심이고 깨끗한 마음이 아닌지 이내 간절하게 바라고 원하는 마음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평온한 일상 평범하게 사는 모습을 바라는 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알아갈 때 그제야 하나둘 보이는 삶의 무게.
가끔씩 찾아오는 가슴 먹먹함으로 한숨 쉬게 될 때가 있다. 생각은 끓임 없이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려 하고 그게 어디인지는 궁금하지 않다. VR 체험은 그렇게 아슬아슬한 곡예를 하듯이 암울한 상황까지 끌고 가지만 결국 바라는 세상을 돌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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